"나도 한때, 축구선수를 꿈꾸던 작은 소년이었다" 3편
일본에서의 새로운 시작, 그리고 데뷔전
최종 합격 소식을 받은 후, 나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출국 전까지 운동과 일본어 공부를 병행하며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하루하루가 소중했다. 내가 걸어갈 새로운 무대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드디어 출국 날.
설렘과 긴장을 안고 일본으로 다시 날아갔다. 미리 구해둔 집에 짐을 풀고, 일본에서의 진짜 첫 시작이 그렇게 열렸다.
생활 자체는 낯설지 않았다. 일본은 워낙 깔끔하고 정돈된 나라였고, 기본적인 문화 적응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그렇게 일상이 안정되기 시작할 무렵, 내게 첫 공식 경기가 찾아왔다.
놀랍게도 그날은 내 생일이었고, 팀의 리그 두 번째 경기이기도 했다.
가족들도 생일 겸해서 경기를 보기 위해 일본까지 와주셨다.
하지만 나는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솔직히 마음 한켠은 서운했다. 가족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뛰고 싶었다.
하지만 일본은 달랐다.
한국처럼 부모의 영향력이나 외부 압력 같은 것은 통하지 않았다.
여기서 축구는 오직 ‘실력’ 하나로 평가받는 세계였다.
그게 옳다고 생각하면서도, 그 순간만큼은 아쉬움이 진하게 남았다.
전반전이 끝났고, 팀은 0대1로 뒤지고 있었다.
라커룸으로 들어온 선수들 사이에서 긴장감이 감돌던 그때, 감독님이 내 이름을 불렀다.
"○○, 준비해."
그 한마디는 내게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나는 교체 출전했고, 그 순간이 나의 첫 공식 경기 데뷔전이 되었다.
골이나 어시스트 같은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 중요한 전환점 역할을 했고, 결국 팀은 역전승을 거두었다.
그 이후, 나는 점점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얻게 되었고, 드디어 선발 라인업에도 내 이름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조금씩, 그러나 확실하게.
나는 일본이라는 새로운 무대에서 나를 증명해가고 있었다.
일본 대학 선수 생활 적응기와 성장
일본에서의 선수 생활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체계적이고 빡빡했다.
하루 일과는 정확히 시간 단위로 움직였고, 훈련의 질과 양 모두 상상을 초월했다.
기본기 훈련은 매일 반복되었고, 단 한 번의 실수에도 즉각적인 피드백이 이어졌다.
처음엔 당황스러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점점 이 시스템에 적응해갔다.
무엇보다 놀라웠던 것은 선수들 각자가 자기관리와 태도 면에서 매우 철저했다는 점이었다.
정해진 시간보다 늘 먼저 도착해 준비하고, 훈련 후에는 각자 부족한 부분을 자발적으로 보완했다.
이곳은 말 그대로 '축구가 일상인 삶'이었다.
경기장 밖에서도 늘 팀 전술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고, 선수들 사이에서는 경쟁보다 협업과 책임감이 우선시되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나 역시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단순히 기술적인 성장이 아니라, 축구를 대하는 태도 자체가 바뀌었다.
내 플레이를 다시 돌아보고, 팀에 어떻게 더 보탬이 될 수 있을지를 끊임없이 고민했다.
매일 반복되는 훈련이 때로는 지치게도 했지만, 그런 순간일수록 내가 왜 여기까지 왔는지를 상기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경기에서의 역할도 점점 중요해졌다.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볼 배급, 압박, 커버 플레이 등에서 믿음을 얻기 시작했고, 감독님도 내 이름을 자주 불러주기 시작했다.
성적이 잘 나오는 날도 있었고, 실수를 통해 좌절하는 날도 많았다.
하지만 그 모든 경험은 나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언어 장벽과 문화 차이 속에서도, 나는 축구 하나로 인정받고 있었다.
그건 내게 무엇보다 큰 자신감이자,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주었다.
일본 프로팀 계약, 또 하나의 기회
일본 대학 여름 대회가 한창이었다.
팀 분위기도 좋았고, 나 역시 출전 시간을 꾸준히 확보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었다.
하지만 뜻밖에도 우리는 16강에서 탈락하게 됐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고, 동료들과 함께 아쉬움 속에 고개를 숙였다.
그런데 그 순간, 내게는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경기가 끝난 뒤, 코치님이 내게 조용히 다가와 말했다.
“○○야, 너한테 관심 있는 프로팀이 있다고 한다.”
처음엔 믿기지 않았다.
우리는 떨어졌고, 내 플레이도 완벽하지 않았다고 느끼고 있던 참이었기에 더욱 그랬다.
하지만 프로팀 스카우트는 경기를 통해 내 ‘볼 터치’와 ‘경기 운영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고 했다.
특히 위기 상황에서의 침착함, 수비를 풀어내는 시야, 공 없는 상황에서의 포지셔닝 등이 눈에 띄었다고 했다.
며칠 뒤, 실제로 해당 프로팀과의 미팅이 이루어졌고, 정식 계약 제안이 들어왔다.
이제 나는 대학생이 아니라, 진짜 ‘프로선수’가 될 수 있는 문 앞에 서 있었다.
순간 수많은 생각이 스쳤다.
5살 때 처음 공을 찼던 순간부터, 일본에 오기까지의 모든 길. 그리고 지금.
그 모든 시간이 나를 이 자리에 데려다주었다는 생각에 마음이 뭉클해졌다.
나는 결정을 내렸다.
두려움보다 도전이 컸고, 아쉬움보다 꿈이 더 선명했다.
그렇게 나는 일본 프로팀과의 계약서에 사인했다.
또 한 번, 내 축구 인생의 새로운 장이 열리고 있었다.
다음 편에서는, “일본 프로생활에서” 대해서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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