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한때, 축구선수를 꿈꾸던 작은 소년이었다"

축구코치를 꿈꾸기 전 그저 공 하나에 인생을 걸던 소년이 성장하며 느낀것에 대해서 많은 축구선수를 꿈꾸는 유소년 아이들과 학부모님들에게 전합니다.
Apr 28, 2025
"나도 한때, 축구선수를 꿈꾸던 작은 소년이었다"

안녕하세요:)

현재 아이들을 전 보다 조금 더 좋은 선수 똑똑한 축구를 할 수 있게 옆에서 도움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레슨 코치 입니다 블로그에선 제 일생에 있던 순간들과 경험이 아이들이나 부모님들이 보시고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바램입니다.

나도 한때, 축구선수를 꿈꾸던 작은 소년이었다

어릴 때 나는 매일 축구공과 함께 하루를 보냈다. 비가 오든, 눈이 오든, 공 하나면 모든 게 괜찮았다. 그저 공을 따라 달리고,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는 게 전부였던 시간들.

5살, 남들보다 조금 빠르게 공을 잡았다. 그때는 그냥 좋아서, 그냥 재밌어서 시작한 축구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내 발끝에는 자연스럽게 꿈이 깃들기 시작했다.

사실, 축구는 내게 운명 같은 것이었다. 아버지 역시 축구를 참 잘하셨다. 대구 청구고등학교 시절, 당시 함께 뛰었던 동료들이 지금은 축구계의 큰 인물이 된 박경훈 감독님, 변병주 감독님 같은 분들이었다.

축구는 우리 집안에서 특별했다. 아버지에게 배운 첫 번째 패스, 작은 골대에 대고 찼던 첫 번째 슛. 그 모든 시작이 내 안에 깊게 남아 있었다.

그리고, 2002년 여름. 온 나라가 붉게 물들던 그때, 나도 확실히 깨달았다.

'아, 나는 축구선수가 되고 싶다.'

TV 화면 너머, 월드컵 4강 신화를 만들어낸 선수들을 보면서 내 꿈은 막연한 동경이 아니라 '반드시 이루고 싶은 목표'로 바뀌었다. 그날 이후로 내 일상은 완전히 달라졌다.

공을 차는 시간이 더 많아졌고, 쉬는 시간에도 머릿속은 온통 축구 생각 뿐이었다. 5살 때부터 축구를 배우기 시작했고 초등학교 시절, 대표로 선발되고,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 또래 안에서는 조금씩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때도 나는 알았다. 아직 시작일 뿐이라는 걸. 축구는, 그리고 꿈은, 생각보다 훨씬 더 먼 길이라는 걸.

좌절과 성장

초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나는 자연스럽게 좋은 중학교로 진학할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나는 조금 다른 선택을 했다.

4학년 때부터 형들 경기에 뛰어들다 보니, 몸이 아직 완전히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를 하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부모님과 상의 끝에, 장학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학교로 진학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 선택 이후에도 예상치 못한 시련이 찾아왔다.

중학교 입학과 함께, 무릎이 아프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단순한 성장통인 줄만 알았다. 하지만 통증은 점점 심해졌고, 결국 병원에서는 연골연화증과 반월상연골 손상 진단을 받았다. 게다가 급격한 키 성장까지 겹치면서 몇 개월 사이에 15cm나 키가 자라버렸다.

몸은 성장하고 있었지만, 그 성장을 받아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결국 나는 겨울 동계훈련에도 참여할 수 없게 됐다. 훈련 대신, 처음으로 '휴식'이라는 걸 배우게 되었다.

운동장 대신 병원과 물리치료실을 오가는 동안, 마음속에는 수없이 많은 질문들이 쌓였다.

'나는 다시 뛸 수 있을까?' '남들보다 뒤처지는 건 아닐까?'

어린 나이에 처음으로 맛본 '멈춤'. 그때의 나는, 두려움과 초조함 속에서 스스로를 붙잡아야 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 시간들이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성장은, 언제나 아픔과 함께 온다는 걸 그때 처음 알게 되었다.

복귀와 극복

몇 개월 동안의 휴식과 재활 치료. 운동화를 신지 못한 날들이 길어질수록, 운동장을 바라보는 마음은 점점 더 간절해졌다.

남들은 훈련을 하고, 경기를 뛰고, 조금씩 앞서 나가고 있는데 나는 물리치료실에서 무릎을 만지작거리며 하루하루를 견뎌야 했다.

"언제쯤 다시 뛸 수 있을까." "예전처럼 뛸 수는 있을까."

불안함은 매일 찾아왔지만,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저 조금 더디게 가는 것뿐이라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조심스럽게, 다시 운동장을 밟았던 그날을 지금도 기억한다. 몸은 예전 같지 않았다. 빠르던 발은 둔해졌고, 끈적끈적 붙던 터치는 어딘가 서툴렀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모든 게 미워지지 않았다. 다시 공을 찰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 순간은 충분히 감사했다.

조금씩, 아주 조금씩, 다시 몸을 만들어갔다. 남들보다 느렸지만, 내 걸음으로, 내 속도로.

그 시절 나는 알게 되었다.

속도가 빠른 것보다, 넘어졌을 때 다시 일어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걸.

그리고 그 경험은 내게 '성적'보다 더 큰 걸 안겨줬다.

  • 혼자 일어서는 힘.

  • 포기하지 않는 마음.

  • 그리고, 언젠가는 다시 빛날 수 있다는 믿음.

그때부터였다. 나는 축구를 대하는 마음이 조금 달라졌다. 이기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내 자신을 넘어서기 위해 뛰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시절, 인생을 바꾼 첫 경기

고등학교 3학년, 처음 맞이한 공식 대회. 첫 경기는 소문이 자자했던 강팀과의 대결이었다.

경기 시작 휘슬이 울리고, 나는 내 모든 걸 쏟아부었다.

결국 경기는 패배로 끝났지만, 그날 나는 처음으로 패배에도 웃을 수 있었다.

왜냐하면, 그날의 경기로 내 인생이 달라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경기장 한쪽, 상대팀의 유명 선수를 스카우트하러 온 일본 에이전트가 있었다. 하지만 경기가 끝나고, 그 에이전트가 찾아온 사람은 그 선수가 아니라, 나였다.

그렇게 나는 고3이라는 중요한 시기에 일본 에이전트 회사 소속으로 들어가게 됐다.

학교 훈련과 병행하면서 본격적으로 일본 진출을 준비했다. 운동은 물론, 매일 일본어 공부도 병행했다.

어릴 적, 2002년 월드컵을 보며 품었던 그 막연한 꿈이 조금씩 현실이 되어가고 있었다.

다음 블로그는 일본에서의 생활을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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